대학생 AI 리터러시, 강의 말고 만들기로: 이틀 부트캠프에서 배운 것
AI 리터러시를 '아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본 것'으로 정의하면 수업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코딩 경험이 없는 신입생 60여 명과 보낸 이틀에서 설명은 30분, 나머지는 자기 것을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AI 리터러시 교육을 해야 하는데 뭘 가르쳐야 하죠?" 올해 대학 담당자분들께 가장 많이 들은 질문입니다. 대개는 이미 답을 반쯤 갖고 계세요. ChatGPT 사용법 특강을 한 번 했는데, 학생들이 그날 이후로 달라진 게 없더라는 겁니다.
저는 9월에 한 대학에서 코딩 경험이 없는 신입생 60여 명과 이틀을 보냈습니다. 그 이틀 동안 AI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시간은 30분이 채 안 됐어요. 나머지는 전부 학생이 자기 것을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글은 AI 리터러시를 "아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본 것"으로 정의했을 때 수업이 어떻게 달라지느냐는 이야기입니다.
리터러시는 설명이 아니라 첫 결과물에서 생깁니다
AI 리터러시라는 말은 보통 세 가지를 뜻합니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는 것, 결과를 의심할 줄 아는 것, 자기 일에 써 보는 것. 첫 번째는 강의로 됩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강의로 안 됩니다. 결과를 의심하려면 내가 시킨 결과를 받아 봐야 하고 자기 일에 쓰려면 자기 일로 한 번 해 봐야 하거든요.
그래서 순서를 뒤집었습니다. 첫날 첫 시간은 "AI로 이런 게 된다, 내 홈페이지를 내가 만들 수 있다"를 눈앞에서 보여 주는 데 썼고 설명은 그 결과물을 놓고 했습니다. 학생은 행사 전에 낸 설문 답으로 제가 미리 써 둔 프롬프트를 순서대로 붙여 넣기만 했는데, 한 시간쯤 뒤에 각자의 홈페이지가 인터넷 주소로 올라갔어요. 오후에 사례 발표를 하고 싶은 사람을 물었더니 절반 가까이가 손을 들었습니다.
설명은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았어요. 학생이 자기 이름이 걸린 홈페이지 주소를 하나 갖고 나면 "AI가 만든 걸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같은 질문이 추상적이지 않게 됩니다. 방금 자기 페이지에서 틀린 문장을 봤으니까요.
이틀 동안 한 것
| 시간 | 학생이 한 일 | 결과물 |
|---|---|---|
| 첫날 오전 | 사전 설문 답으로 만든 설계도 5장을 AI에 차례로 붙여 넣기 | 자기 포트폴리오 홈페이지, 인터넷 주소 |
| 첫날 오후 | 만들고 싶던 서비스의 요구사항(PRD)을 들고 AI 코딩 에이전트와 제작 | 동작하는 첫 버전 |
| 둘째 날 오전 | 전날 것을 고치고 기능 더하기 | 배포된 자기 서비스 |
| 둘째 날 오후 | 발표, 전원 투표, 시상 | — |
포인트는 "설계도 5장"입니다. 학생은 빈 화면에서 시작하지 않았어요. 행사 전에 낸 설문 답(하는 일, 관심사, 보여 주고 싶은 것)으로 운영진이 학생마다 기획·디자인·이미지·모션·빌드 다섯 장의 문서를 만들어 뒀습니다. 학생은 그걸 순서대로 AI에 넣으면서 결과를 보고 고쳐 달라고 말하는 것부터 배웠습니다. 이 부분은 설문 답으로 학생마다 다른 프롬프트를 만든 방법에 따로 적었습니다.
강의로 남긴 것은 세 가지뿐
이틀 동안 무대에서 설명한 건 세 가지였습니다.
- 챗봇과 에이전트의 차이. 답을 주는 것과 대신 행동하는 것. 이건 학생이 오후에 코딩 에이전트를 쓰기 전에 알아야 해서 넣었습니다.
- 계획·실행·검증의 루프. AI가 코드를 쓰는 화면을 가리키며 "지금 계획 중, 지금 실행 중, 지금 확인 중"을 짚어 줬습니다. 이론은 이 한 장이었어요.
- 질문에 답하면 요구사항 문서가 나온다는 것. 이건 비개발자를 위한 PRD 쓰는 법에 있습니다.
나머지 개념(서버, 배포, 데이터베이스)은 학생이 그 단계를 지날 때 한 줄씩만 붙였습니다. "지금 누른 게 배포입니다. 방금 당신 파일이 인터넷에 올라갔어요." 이 정도로요.
대학 담당자분께 드리는 제안
AI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기획하신다면 이 세 가지를 먼저 정하시길 권합니다.
- 끝나는 시점에 학생 손에 무엇이 있는가. 수료증 말고요. 주소가 있는 결과물 하나면 학생이 친구에게 보여 주고 다음 학기에 스스로 고칩니다.
- 막힌 학생을 누가 몇 분 안에 찾아가는가. 강당에서 "모르는 사람 손 드세요"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학생 10명 안팎마다 조교 한 명을 두고 학생이 화면에서 손을 들면 담당 조교에게 뜨게 했습니다.
- 강의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 설명이 길어질수록 비전공자는 빠집니다. 개념은 결과물 옆에 한 줄로 붙이는 편이 남습니다.
저희가 운영하는 방식과 구성은 대학 AI 부트캠프 안내에, 실제 사례는 가톨릭대학교 운영 기록에 있습니다.
다음 단계
출처와 확인 (2026-09-21)
- 가톨릭대학교 AI 부트캠프 운영 사례 (2026-09-19~20 운영 기록)
- Google AI Studio (첫날 오전 홈페이지 제작에 쓴 도구)
- OpenAI Codex (첫날 오후부터 쓴 코딩 에이전트)



